막상 정들었던 회사를 떠나려고 하니
기분이 얼떨떨하고 감격스럽다.
가을바람에 갑자기 내 인생을 반추하게 된다...^^;
N계열사
L계열사
3*
등등등등
그동안 참 면접도 많이 봤었고, 이런 저런 성공과 실패를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법도 많이 배운것 같다.
그중에 정말 노력했던 경험들만 많이 기억 남는다.
면접이라하믄...
“나 남들보다 정말 뛰어납니다. 이것도 경험했고 저것도 했습니다. 당장 이 직무에 투입되도 바로 일 가능합니다”
그리고
가장 빈출이 많이 되는 10가지 질문을 뽑아다가 답변을 적어서 줄줄줄 외운티 안나게 연습하는게 정석(?)인데.....
보통은 이런식으로 준비했지만, 기억에 남는 두 가지 면접들은 달랐다.
이 면접들에 들어가서 들었던 생각들은
첫번째는, 아 모르겠고 실무자 얘기들으러 무작정 한번 가보자
두번째는 이번 면접에서 ‘실무자 분들도 귀한 시간 내어주신 건데 아깝지 않게 해드리자’ 였던것 같다.
특히 아주 오래전 사회 초년생때 국내에서 알짜로 꼽힌다는 제지회사에서의 면접이 잡혀 있었다.
제지회사? 하나도 모르는 분야인데...
분명 서울에 사무실이 있었지만, 집에서 한 시간 떨어진 거리에 공장이 있었다. 본사 라고 적힌 그곳으로 무작정 버스를 타고 가봤다.
왠 20대 어린 꼬마애가 샤랄라 스커트 입고 와서 두리번 거리는 모습에 경비아저씨께서 당황하셔서 날 잡으러 오셨다.
“여기 들어오시면 안되는데.. 어떻게 오셨어요?” 한다
면접때문에 방문 했다고 여차저차 말씀드리니 나를 사무실로 안내해주시고, 마침 임원 한 분께서 막 임원 회의를 끝내고 나오고 계셨다. 그 임원분 역시 적잖히 당황하심... 왜 서울로 안가고 이쪽으로 왔느냐고. 물으시고는 미팅룸으로 날 안내하셨다.
나는 곧장 수첩을 꺼내서 홈페이지 통해서 조사해갔던 물음들을 여쭈어 보았다. 그리고 그 임원분 께서는 다소 냉철한 표정으로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시면서 “아쉽네요. 좀 더 빨리 왔으면 사장님하고 만났을건데” 하고 말씀을 마무리 지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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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면접장을 도착했을때, 어제 뵀던 임원분이 바로 그 면접장에 앉아 계셨고, 다른 임원 분들이 묻는 질문들은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고 어제 답변해 주신 내용 그대로 복붙으로 물어 보셨다.
“아 나를 좋게 봐주셨구나!” 조금 긴장했지만, 나는 합격 했음을 그자리에서 1분만에 느낄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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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그 회사에 가지는 않았지만 내 인생에서 다시없을 참 재미있는 면접 헤프닝 이었던것 같다.
